매해 연말과 연초에는 유수의 리서치 및 연구 기관에서 각종 영역에 대한 새해 전망과 예측을 내놓는다. 2018년도 예외 없이 여러 기관에서 클라우드 시장에 대한 예상 리포트를 내놓았다. 그러나 국내 시장의 특이점이라던가, 각종 산업별 규제 조항 및 기업 문화의 상이함으로 인해 해외 보고서만으로는 부족함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어 국내 금융 기관이나 공공 기관의 경우는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에 대해서 넘어야할 걸림돌이 너무나 많아, 클라우드 도입 시에 아예 이러한 유형을 배제시키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이러한 기관 관점에서는 코로케이션(Co-location) 서비스를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로 업무 시스템을 물리적으로 이관하는 등의 주제가, 흥미를 일으키기 어렵다.
그렇다면, 올해를 예측한 각 기관의 리포트 중, 국내 환경을 고려했을 때에도 참고할 만한 예측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기술과 전략이 언급되었으나, 필자는 이들 중 서로 연관성이 있는 2가지 예측에 주목하고자 한다.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재 탄생
굳이 재 탄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기존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다소는 벗어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둘러싼 논의들이 다분히 IaaS(Infra-as-a-service) 중심의 관점을 가지곤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구축은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 및 자동화를 목표로 하면서 물리 서버 - 가상화 하이퍼바이저 - VM 인프라스트럭처 위에 관리(Management) 및 오케스트레이션 레이어를 구축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이처럼 인프라 중심의 관점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 도입을 검토하는 이유들이 있다. 기존 IT 운영자 입장에서의 눈 높이에도 맞고, 여러 벤더가 제공하는 어플라이언스 형태의 다양한 오퍼링을 활용 시 비교적 신속하게 구축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 활성화나 역량의 내재화보다 노후 시스템 교체나 P2V (Physical to Virtual)와 같은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의 의미만 남게 되는 경우도 분명히 발생한다.
포레스터는 2018년 클라우드 시장 예측(Prediction 2018 : Cloud Accelerates Enterprise Transformation Everywhere, 2017)을 통해 프라이빗 클라우드 도입을 결정한 고객들이 기존 대비 더 많은 효익을 기대할 것이며, 이에 따라 2018년의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보다 쉽고 개발자 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다시 태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고려할 때, 기존의 인프라 중심에서 개발자나 LOB 소비자를 감안하여 검토해야 함을 의미한다. 동 리포트에서도 새로운 프라이빗 클라우드 플랫폼은 개발에서 배포에 이르는 전체 개발 주기를 단축할 수 있고, 비용 및 신속성 측면에서 데이터 센터의 효율성을 증대하므로써 클라우드 네이티브 서비스를 지원하고 앱의 현대화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할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재탄생된 프라이빗 클라우드 플랫폼의 지향점은 PaaS(Platform-as-a-service)와 대단히 유사하게 보인다. 이는 IaaS를 구축하고, 수 년 이후 PaaS로 확장하는 류의 클라우드 추진 전략이 가장 효율적인 것인지에 대한 일반적인 의문점과도 맞닿아 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상에서 단순하게 컴퓨팅이나 스토리지를 대여하고 댓가를 받는 것( 싱글 테넌트 환경에서는 빌링이 생략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보다 클라우드 인프라 위 워크로드의 개발, 배포, 운영에 집중하는 이러한 관점이 명백하게 더 나은 투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보이므로, 향후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도입 전략에 있어서 주요 평가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 시대의 도래 및 쿠버네티스(Kubernetes)
앞서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대한 내용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IaaS를 먼저 구축 검토하는 경향이 나타난 데에는 신기술을 도입할 때의 변수를 단순화하고 리스크에 민감한 도입 경향도 하나의 큰 요인이다.
마이그레이션, 의존성, 영향도 등 많은 고려와 검토를 필요로 하는 이러한 작업은, 컨테이너 기술을 통해 규격화된 방식으로 워크로드를 담아냄으로써 훨씬 더 편리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도커(Docker), rkt 등의 오픈 기반 기술은 이미 수 년 간의 과도기를 거쳐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반 하이퍼레저, 스파크(Spark) 등의 빅데이터 분석, 딥러닝, IoT 등 다양한 영역에 이미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또한, 애플리케이션의 아키텍처를 마이크로서비스 형태로 현대화 하는 논의에 있어서도 그 구체적 구현 형태는 컨테이너 형태가 될 확률이 높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컨테이너는 VM 대비 경량이므로 물리 서버에 더 많은 워크로드를 수용할 수 있고 VM과 유사하게 컨테이너가 사용하는 용량을 제어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는 뛰어난 이식성으로, 운영 인프라가 데이터 센터 내에 있던, 퍼블릭 클라우드 상에 있던지 간에 동일한 방식으로 app을 배포하여 구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 번의 애플리케이션 코드 작성 후, 이 app을, 컨테이너 엔진만 있다면 잠재적으로는 어느 환경에서도 동일하게 수행할 수 있으므로, 워크로드를 클라우드로 올리는 문제에 있어서의 여러 이슈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과 더불어 컨테이너가 계속적으로 늘어나고, 여러 버전이 사용되고, 컨테이너 운영 노드들이 추가됨에 따라, 분산 컨테이너 관리가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하므로 이를 관리하는 별도의 플랫폼이 요구된다. IBM의 2018 클라우드 전망(5 predictions for 2018, 2017, Cloud Computing News)에서는 컨테이너가 실제 비즈니스 시스템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러한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의 승자로 쿠버네티스를 꼽았다.
포레스터 및 다른 리서치 기관에서도 유사한 분석 결과를 내놓았으며, 더 나아가 쿠버네티스가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 영역에서 사실 상의 표준으로 등극하리라는 전망도 있었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오픈 기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활성화된 커뮤니티와 에코시스템, 그리고 현재 사용자가 이러한 기술들을 얼마나 실 환경에서 활용하고 있는지 등이다.
[The Container Orchestration Landscape is Changing / 출처: CNFC (Cloud Native Computing Foundation)]
IBM,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을 비롯하여 최근 AWS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주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들은 모두 쿠버네티스 기반의 컨테이너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On/Off 프레미스 상에서 컨테이너를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
이처럼 기존 VM방식 대비 워크로드 운영의 장점이 명확하므로 컨테이너 기술은 지속적으로 확대 보급될 전망이며, 이와 더불어 쿠버네티스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결론은 다음과 같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화한다. 또 컨테이너 도입이 늘어난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클라우드 전략 수립에 있어 쿠버네티스 기반의, 데브옵스(DevOps) 중심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주요 검토 요소로 고려하게 된다. 이미 각 솔루션 업체들도 이러한 요구를 감안해 IBM 클라우드 프라이빗(IBM Cloud Private) 과 같은 상용 패키지 형태 오퍼링을 하나의 축으로, 매니지드 서비스, 포탈 서비스 등 다양한 오퍼링을 준비 혹은 출시하고 있다.
오픈 기술을 기반으로 벤더 종속성을 없앨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에는 오픈스택이 IaaS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하려는 기업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면, 올해부터는 컨테이너와 쿠버네티스가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 임정준 저자는 한국IBM 클라우드 전문위원이다. ciokr@i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