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이어 '빅블루' IBM도 출사표…아마존·구글 등 닷컴 출신과 한판승부
[지디넷코리아]차세대 IT패러다임으로 꼽히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플랫폼 경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썬마이크로시스템즈, EMC에 이어 '빅블루' IBM도 마침내 출사표를 던졌다.
인터넷 서비스에 기반한 신흥 강호들과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시장을 호령해온 관록의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플랫폼 시장에 총집결한 것이다. 이에 따라 헤게모니를 놓고 거물급 기업들간 사상 최대 규모의 플랫폼 전쟁이 불가피해졌다.
■ 거함 IBM의 등장, 예측불허 승부 예고
IBM은 그동안 고객들이 기존 IT환경을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으로 전환하거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업체들에게 최적의 인프라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IBM은 이른바 프라이빗(private)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 주력해 왔으며, 요금을 받고 외부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퍼블릭(public) 클라우드 사업과는 거리를 둬왔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아마존, 구글, 세일즈포스닷컴이 초반 레이스를 주도해왔고 최근 MS와 썬이 도전장을 던지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시장의 '맏형격'인 IBM까지 뛰어들겠다고 나선 것이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씨넷 보도에 따르면 IBM은 올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본격 선보일 계획이다. 처음에는 개발자들이 자사 플랫폼을 통해 SW를 개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한 뒤, 기업들이 애플리케이션를 가동하고 PC를 가상화할 수 있는 환경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인프라를 내부에서 소유하는게 아니라 원격지에서 SW를 돌리고 정보를 저장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사용자와 개발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데이터센터에 접근한다. 웹기반 SW서비스인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가 대표적이며, DB와 스토리지 등 인프라쪽으로도 적용 범위가 확산되고 있다.
초반 레이스는 인터넷을 출신성분으로 하는 아마존과 구글이 주도했다.
아마존은 중소기업과 개발자를 겨냥한 스토리지 서비스인 아마존 S3와 웹 호스팅 서비스 '아마존 EC2'(Elastic Compute Cloud), 웹서비스인 아마존 웹 서비스 AWS(Amazon Web Service)를 월정액을 받고 제공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등장할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대표적인 서비스들이다.
구글도 지난해 4월 웹애플리케이션 서비스에 구글앱 엔진을 추가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뛰어들었다. 앱엔진은 사용자가 개발한 웹애플리케이션을 구글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구글 입장에선 '구글판 클라우드 생태계' 확대를 꾀할 수 있다.
컴퓨팅 업체들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플랫폼에 상대적으로 뒤늦게 뛰어들었다. 'SW제국' MS는 지난해 10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플랫폼 '윈도애저' 프리뷰버전을 공개했고 올 하반기 또는 2010년초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썬도 아마존과 유사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썬 클라우드'를 오는 여름께 공개할 예정이다.
■ 컴퓨팅 업체들의 반격 가능할까?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플랫폼 시장은 산업 발전 단계 측면에서 보면 진입기 수준이다. 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 시장 규모는 올해 34억달러 수준으로 전망된다. 전체 IT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치다.
그런만큼, 업계 판세는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MS나 IBM 등이 개발자들을 상대로 인지도를 확보할 경우 반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프랭크 질레트 애널리스트는 "IBM과 다른 업체들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시장에서 리더십에 대한 인지도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컴퓨팅 업체들은 아마존과의 차별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썬은 지난 1월 Q-레이어 인수를 통해 확보한 버추얼 데이터센터(VDC) 기능을 전진배치시켰다. VDC는 썬 클라우드를 쓰는 개발자들에게 단일한 관리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호환성 승부도 준비중이다. 아마존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사용자도 썬 스토리지에 접속할 수 있고 반대 시나리오도 가능하다는게 썬의 설명이다.
아마존을 겨냥하기는 MS도 마찬가지. MS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앞서 제공한 아마존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MS는 (아마존보다) 광범위하고 다른 목표를 갖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특히 애저 서비스 플랫폼은 개발자들에게 유연성은 물론 기존 기술을 활용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MS 닷넷 프레임워크나 비주얼스튜디오 개발 플랫폼을 알면 애저 서비스 플랫폼을 쓰는데 무리가 없다는 얘기다.
2009년을 기점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시장은 인터넷과 컴퓨팅 업체간 한판승부 구도가 분명해질 전망이다. 컴퓨팅의 컨버전스(융합)이 부른 결과물로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지금 판세는 인터넷 업체들이 틀어쥐고 있다. 그러나 이름만으로도 반은 먹고 들어가는 컴퓨팅 업체들의 반격속에서 앞으로도 이같은 판세가 유지될지는 예측불허.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시장을 둘러싼 숨가쁜 대권레이스는 이제 막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