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 31, 2009

메인프레임 vs 유닉스, IT비용절감 논쟁으로 다시 격돌

digital daily, 2009년 01월 16일 14:13:09 / 백지영 기자 jyp@ddaily.co.kr
IBM - HP, 팽팽한 논리전 전개 점입가경

국내 서버업계에서 지난 십여년 간 계속돼 온 IBM의 메인프레임과 HP의 유닉스 공방전이 올해 다시 뜨겁게 점화되고 있다.

최근 극심한 경기침체에 따른 IT비용절감 압박에 따라, 양 사는 자사의 제품이 ‘비용절감’에 훨씬 강하다고 주장하며 또 다시 하드웨어 시장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HP는 오픈환경의 유닉스서버가 시스템구축비용은 물론, 유지보수비, 전력요금까지 저렴해 비용절감에 훨씬 탁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IBM은 유닉스로 다운사이징한 기업들이 비즈니스 증가에 따라 서버대수 및 관리비용이 늘어나면서 소수의 메인프레임으로 다시금 통합하는 것이 경기불황엔 보다 효과적이라고 맞불을 놓고 있다.

15일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HP의 보다 나은 비즈니스를 위한 현대화 전략‘ 행사<사진>에서도 이같은 논의는 계속됐다.

◆“올해 국내 메인프레임 고객 24개로 줄어들 것”= HP측은 이날 행사에서 현재 일본을 비롯, 중국과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많은 아시아태평양 국가 기업들이 유닉스서버로의 다운사이징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HP측은 한국의 경우 메인프레임 고객수가 지난 1998년 101개사에서 2008년까지 31개로 줄어들었으며, 관련 매출 역시 지난 2002년 2억 2200만 달러에서 작년 4500만 달러로 대폭 감소했다고 주장했다.<관련 표 참고>

강원무 HP APJ BCS 사업본부 이사는 “2006년 이후로 지금까지 16개사가 다운사이징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며 현재 다운사이징을 진행 중이거나 고려하고 있는 업체는 12개 정도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메인프레임과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없다고 본다”고 한 발 더 나갔다.

◆국민·기업銀 등 메인프레임 고객으로 남아= 하지만 국내에서 유일하게 메인프레임 밴더로 남아있는 한국IBM의 얘기를 들어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그도 그럴듯이 최근 국민은행을 비롯한 기업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은행들이 IBM 메인프레임의 든든한 고객사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국IBM은 우리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안정성과 보안성이라는 강력한 강점을 가진 메인프레임을 여전히 매력적으로 보고 최근 메인프레임 최신기종인 ‘시스템 z10'으로 마이그레이션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히타치 메인프레임을 사용 중이던 금호생명도 유닉스 다운사이징 대신 IBM의 메인프레임을 선택했다.

박영민 한국IBM 메인프레인 총괄 상무는 “외국사례를 살펴보면 유닉스로 돌아섰던 고객들이 메인프레임으로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국내의 경우도 유닉스로 돌아서거나 고객을 ‘윈백’하고 있으며, 조만간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HP의 ‘메인프레임 현대화 전략’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한국IBM은 다시 한번 유닉스 서버로 돌아섰던 고객들이 메인프레임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IBM측은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중 71%가 시스템 z 고객이며 전세계 기업 데이터의 80%가 메인프레임에 저장/운영돼 있다고 밝혔다.

즉, 메인프레임만이 무분별한 서버 대수 확장을 해결해줄 해결사로, 그린 IT 구현에 최적화된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시스템 z10 EC’ 1대로 인텔 x86 서버 1500대에 해당하는 용량을 제공하며, 최대 85%의 에너지비용 절감을 가져다준다는 ‘그린’을 강조하고 있는 것

그러나 IBM 메인프레임이 국내 시장에서 헤쳐 나가야 할 과제는 분명하게 있다. 어쩌면 당장의 경쟁상대는 HP 유닉스라기보다 IBM의 유닉스 시스템인 ‘p시리즈’일지도 모른다.

IBM의 유닉스 서버는 그동안 금융권 차세대 시장에서 괄목한 성과를 거두면서 자사의 메인프레임을 대체해 왔다.

하나은행과 우리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이 계정계 서버를 IBM메인프레임에서 IBM유닉스로 다운사이징한 대표적인 사례다.

메인프레임의 또 다른 시련은 메인프레임 시스템 구축을 담당하는 코볼 개발자들의 숫자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 코볼이 습득하기 어려운 언어프로그램으로 인식되고 있어, 개발 인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경쟁사들로부터 공격을 당하는 빌미가 되고 있다.

메인프레임 시스템 구축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기존 인력이 고령화되면서 몸값이 비싸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