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DNet, 김우용 기자 yong2@zdnet.co.kr 2011.03.30 / AM 10:46
클라우드 컴퓨팅이 서버와 스토리지를 거쳐 네트워크로 그 파급력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데이터센터의 모습이 급변함에 따라 네트워크도 옛 모습을 유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과거 네트워크는 외부의 트래픽만 제대로 소화하면 그만이었다. 안정된 품질은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데이터를 실어 날랐다. 결국 네트워크는 기가급 속도를 달성, 클라우드를 가능케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네트워크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장애물로 거론된다. 복잡해진 데이터센터에서 용량만 큰 네트워크는 굼뜬 거인에 불과하다. 새로운 네트워크가 필요해진 것이다.
■네트워크 가상화, 쪼개기가 끝은 아니다
네트워크 가상화의 시작은 자원 쪼개기였다. 서버 가상화처럼 물리적인 스위치를 논리적으로 쪼갠 것이다. 밑바탕은 이미 일반화된 가상랜(VLAN)이다.
VLAN은 단일 스위치로 여러 네트워크를 구현해준다. VLAN으로 라우터 없이 스위치 하나로 독립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서버 가상화는 기하급수적으로 이용자를 증가시킨다. 그만큼 트래픽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10기가급 스위치로 VLAN을 구성하면 몇개로 나눠쓰는 건 가능해도 용량과 품질을 보장하긴 어렵다.
현재 사용되는 네트워크 인프라의 3계층 스위치 아키텍처도 한계를 갖는다. 3계층 아키텍처는 데이터 80% 가량을 스위치 내부에서 발생시켰던 과거에나 유효한 개념이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이 3계층 스위치를 오간다. 시간 지연, 유지보수 비용 증가 등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이같은 용량 한계로 인한 병목 현상은 반복적으로 제기된 문제였다. 최근까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네트워크 진영은 해결책으로 단일 스위치의 대용량화를 고민하게 됐다.
■움직이는 가상머신을 잡아라
대용량 스위치가 모든 문제를 해결했을까. 용량을 늘렸다 해도 클라우드 컴퓨팅의 또다른 전제조건인 자동화를 해결하지 못하면 용량을 무한대로 늘려도 여전한 장애물로 남게 된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애플리케이션과 용도에 따라 수많은 가상서버(VM)를 생성한다. 서버 10대에 몇 개의 VM을 운영하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갑자기 회계부서에서 서버를 요구할 수도 있고, 영업부서에서 서버할당을 요구할 수도 있다. 사용자가 수백 수천에 이르는 퍼블릭 클라우드는 더 심하다.
VM은 생멸을 반복하면서 동시에 상황에 따라 물리적인 서버를 이동한다. 리소스가 더 여유로운 곳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이는 자동적으로 이뤄진다.
그때마다 네트워크 스위치는 각 VM에 IP주소를 할당해야 하고, 보안정책을 설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사람의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업계는 이를 VM모션, 혹은 V모션이라 부른다. 네트워크가 갑자기 사라지는 VM을 따라가지 못하면, 그 VM은 통신을 잃고 어떤 역할도 수행할 수 없다.
■네트워크의 대답,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단순히 스위치를 잘게 나누는 것도, 대용량으로 통합하는 것도 해법으로 부족하다. 무작정 대용량 스위치를 새로 붙이는 것은 당장의 용량문제를 해결할지 모르지만, 비용과 복잡성을 증가시킨다. 단순히 VLAN을 이용하면 움직이는 VM을 통제할 수 없다.
성능 향상을 위한 장비와 계층 추가는 복잡성과 운영비용을 증가시키는 또 다른 위험성을 야기할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네트워크는 VM이 계속해서 원활히 움직일 수 있는 확장성과 안정성을 제공해야 한다.
네트워크 가상화는 단순해져야 하고, 정밀하게 자동화돼야 한다. 계층을 줄이고, VM모션을 자동적으로 체크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해야 한다. 사람은 이에 대한 관리와 물리적 확장을 쉽게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네트워크 업체가 대답할 차례다. 시스코시스템즈, 주니퍼네트웍스, 브로케이드 등 네트워크 업체들은 코어-애그리게이션-액세스 등으로 이뤄진 3계층 아키텍처를 벗어나는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계층을 단순화시키고 가상화된 보안을 통합해 클라우드 환경을 지원하는 강력한 라우팅 기능을 제공하려는 모습이다. 단일한 매니지먼트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