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MS 등 글로벌 IT업계, 가격인하ㆍ용량추가나서… 사용료도 USB 등 저장장치보다 낮아지는 기현상
이형근 기자 bass007@dt.co.kr | 입력: 2014-06-29 18:58
[2014년 06월 30일자 1면 기사]
글로벌 기업간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클라우드 저장소서비스 가격이 하드디스크드라이브, SSD, USB메모리 등 물리저장장치보다 낮아지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글로벌 IT업체들이 클라우드 저장소 서비스 부문에서 잇달아 가격 인하와 용량 추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클라우드 저장소에 집중하는 이유는 기업과 개인의 주요 정보가 물리저장매체가 아닌 클라우드에 저장되면서, 서비스를 종속시킬 수 있는 진입장벽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 사용자는 대용량 저장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번 클라우드 저장소 서비스를 사용하면, 다른 회사 서비스로 이동하는 것이 어렵다.
이같은 현상은 이미 지난해 중국 IT 시장에서도 나타났다. 신규 사용자를 유치하기 위해 바이두, 360클라우드 드라이브, 텅쉰 등 주요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테라급 클라우드 저장소를 무료 제공했다. 현재 중국 업체들은 추가로 용량을 늘리지 않고, 해외 사용자 계정을 제한하는 등 과열양상은 벗어난 상태다.
반면, 구글과 MS는 최근 1년 간 클라우드 저장소 가격을 경쟁적으로 끌어내리며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1년 전에 비해 가격은 20%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용량은 2~5배 이상 증가했다. 결국 1년 전에 비해 용량 당 클라우드 저장소 가격은 10분의 1수준이 됐다.
MS는 23일 클라우드 저장소 서비스 `원드라이브' 100GB 사용 가격을 기존 7.49달러에서 월 1.99달러로 대폭 인하했다. 무료 계정도 기존 7GB에서 15GB로 두 배 이상으로 늘렸다. 오피스365 사용자에게는 1테라바이트(TB) 공간을 무료로 제공한다. MS는 단순히 저장공간을 늘리는 것 뿐 아니라 기존 서비스와 연계해, 클라우드 저장소는 무료로 제공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구글은 무제한 서비스 카드를 꺼냈다. 구글은 25일 미국에서 월 10달러에 무제한 클라우드 저장소를 제공하는 `구글 드라이브 포 워크(Google Drive for Work)'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인터넷을 통한 동기화와 공유 등 기능은 물론 파일 관리 기능도 제공해, 파일을 이동하거나 삭제, 내외부에서 파일 공유 등의 활동을 모니터링 할 수도 있다.
업무를 위한 서비스로 사용자 관리, 단말기 관리와 단말기 보안 공유 권한 설정 기능과 구글 독스와 연동된다. 저장공간 사용에 따른 분석 정보를 제공하며, 데스크톱 동기화 등 고급 기능도 포함돼 있다. 파일 당 업로드 할 수 있는 최대 용량은 5테라바이트(TB)로, 24시간 전화 지원과 암호화 기능도 제공한다.
이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클라우드 부문 경쟁 확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국내 업체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기업용 클라우드 저장소 업체들은 규모의 경제에 밀려 사업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 SK텔레콤의 T클라우드는 50GB 월 1만원, KT u클라우드는 100GB에 6000원(전송량에 따라 추가 요금 발생)에 제공되고 있으며, 용량에 따라 다른 가격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SW업계에서는 기업용 뿐 아니라 개인 사용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국내 포털의 클라우드 스토리지도 장기적으로 구글과 MS의 영향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 계정당 30GB, 다음은 50GB 용량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SW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저장소 부문 사업 형태가 규모의 경제가 중요해지면서 국내업체들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은 특화된 분야를 찾거나, 차별화 된 서비스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