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12.05.20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신한은행에 이어 기업은행도 데스크톱 가상화 전사 확산을 보류하고 문서중앙화만 도입하기로 했다. 은행권 데스크톱 가상화 시장 공략을 준비했던 관련 업체는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기업은행은 고객센터와 충주연수원에 데스크톱 가상화를 적용한 데 이어 전사 확산을 검토했지만 성능과 비용부담으로 도입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대신 신한은행과 마찬가지로 문서중앙화만 도입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0년 11월 용인수지 고객센터에 있는 상담용 PC 300여대를 대상으로 데스크톱 가상화를 적용했다. 당시 데스크톱 가상화 관리 솔루션은 VM웨어 제품이 도입됐고 구축은 한국EMC가 수행했다. 이어 충주연수원 PC에도 데스크톱 가상화를 도입했다.
이후 기업은행은 IT본부와 본점 부서에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문제가 있다고 판단, 최근 도입을 보류하기로 했다. 가장 큰 문제는 더딘 속도다. 중앙 서버에서 화면을 불러 오기 때문에 모니터에서 화면 변경이 느리다.
일부 보안 소프트웨어(SW)와 충돌하는 현상도 도입을 보류한 원인이다. 기업은행은 가상화 환경에서 SW 구동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디지털저작권관리(DRM)와 키보드보안 솔루션 등 일부 SW가 가상화 솔루션과 충돌했다.
가상화 기반으로 공공기관 접속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국세청 연말정산사이트 등은 가상화 기반 IP를 해킹 IP로 간주, 접속 자체를 차단하고 있다. 업무량이 많은 사람은 디스크 저장 공간 불편함도 제기됐다.
PC 도입보다 세 배 이상 부담해야 하는 초기 구축비용도 부담이다. 기업은행 한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비용 절감 효과가 있겠지만 당장 도입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부담 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문서중앙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지난 2010년 IT총괄부 직원 PC 60대를 대상으로 데스크톱 가상화를 도입, 추가 확대를 검토했으나 지난 2월 백지화 했다. 신한은행 역시 성능 문제와 비용 부담으로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본부 부서 직원 2000명을 대상으로 문서중앙화를 실시한 뒤 단계적으로 1만5000명의 영업점 직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당초 은행권 데스크톱 가상화 시장 확대를 기대했던 VM웨어 등 관련 업체는 난감해진 상황이다. 대형 은행은 PC 사용 규모가 커 전사 도입을 하면 상당한 규모로 사업이 진행된다. 잇단 대형 은행의 데스크톱 가상화 보류 결정으로 은행권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었던 관련업체들은 당분간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