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과제로 클라우드 구축용 저전력 서버 개발중
임민철 기자/ imc@zdnet.co.kr 2014.05.12 / AM 09:56
정부는 최근 4년간 80억원 투자해 저전력 마이크로서버를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얼핏보면 글로벌 업체인 HP에서 이미 판매중인 저전력 서버 '문샷' 시스템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세부 내용에선 정부가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있어 마이크로 서버를 기존 x86 서버 대타로 투입하려는 모습이 엿보인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2월 공고를 낸 '2014년도 정보통신 방송 기술개발 및 표준화 사업'의 각 과제별 사업자 선정을 최근 마쳤다. 이가운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클라우드인프라를 위한 초절전형 고집적 마이크로서버 시스템 기술개발' 과제 주관 사업자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한다.
정부는 공고 당시 게재된 제안요청서(RFP)를 통해 해당 과제 목표로 "다양한 규모의 고성능, 저비용 클라우드컴퓨팅 인프라 구성을 위해 컴퓨팅과 네트워킹을 통합한 마이크로서버 시스템 개발"을 내세웠다. 과거 블레이드 시스템처럼 인클로저에 서버를 꽂아 그 자원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HP가 3년 전 만들기 시작해 최근 제품화한 문샷 프로젝트를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HP 문샷 서버는 지난해 인텔과 AMD x86 기반 저전력 멀티코어 CPU를 사용한 소형 서버 수십대를 '섀시'에 꽂고 개별 노드에 있는 물리적인 컴퓨팅 자원을 사용하도록 만들어졌다. HP는 ARM서버 시스템도 4년째 개발, 테스트 중이다.
정부 과제로 나올 마이크로서버도 인텔 아톰이나 ARM기반 저전력 멀티코어 CPU를 여러개 얹은 '컴퓨트카드'를 시스템보드 통합 및 연결망에 붙여 클러스터로 쓰이게 된다. 이 때 서버당 512개 코어, 이 자원을 공유할 256Gbps 대역폭의 고속 스위칭, 가상화 소프트웨어 등의 조건을 충족하거나 넘어선다는 목표다.
이런 요건을 달성해 만들어질 마이크로서버 시스템의 주된 역할은 확장성을 갖춘 일반 사용자용 서비스 인프라다. 과제 RFP에 포함된 시스템 개념도에 예시된 사용 사례에도 가상머신(VM)에서 웹서비스, 소호서비스, 사물인터넷(IoT) 프론트엔드, 소셜미디어, 클라우드 서비스 등 '사용자 서비스'가 언급됐다.
그런데 한 HPC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시스템보드 통합 연결망의 목표 대역폭 256Gbps는 지나치게 크다. 일반 사용자 서비스 인프라를 위한 대역폭은 아무리 커도 10Gbps 이하다. 분산기반 고성능컴퓨팅(HPC) 클러스터를 구성시 높은 대역폭이 유리하겠지만, HPC와 일반 사용자 서비스 인프라의 요건은 성격이 크게 다르다.
이 과제를 포함하는 미래부 '공동병렬과제' 8개 분야중 나머지 7개 과제 항목에도 HPC 시스템을 위한 소프트웨어 관련 사항은 언급되지 않았다. 적어도 RFP가 작성될 땐 이 사업 결과물을 HPC 시스템으로도 활용한다는 계획을 하지 않았거나, 별도 과제로 삼을 만큼 중시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런 만큼, 정부가 내놓을 마이크로서버 결과물을 HPC에 활용할 것이라 기대하기보다는, HP가 문샷 서버 제품군과 비교하는 게 타당해 보인다. 문샷 서버 제품군도 웹서버나 소호서비스 등 일반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 제공 시나리오를 통해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부 사업과제로 만들어질 마이크로서버가 HP 문샷 서버와 직접적인 경쟁 구도에 놓일 것이라 단언하긴 애매하다. HP 문샷 서버에서는 다루지 않는 가상화 기술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구상이 정부 과제 RFP에 포함돼 있어서다.
현재 HP가 국내외 출시한 문샷 서버 제품군은 VM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돌리는 가상화 인프라 용도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일부 시스템 자원을 공유하긴 하지만, 서버에 탑재된 컴퓨팅 자원은 가상화하지 않은 채 물리적으로 독립된 코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정부 마이크로서버 개발 과제 RFP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4천여개 멀티코어, 서버당 1~2테라바이트(TB)급 메모리, 다중 입출력(IO) 채널 등 가상화를 통한 분산 공유 자원 풀을 구현하도록 명시했다. 또한 자원 통합관리, 모니터링, 실시간 자원 구성, VM관리 및 스케줄링 등 클라우드서비스를 위한 기술 구성도 포함했다.
이는 정부가 마이크로서버의 역할을 '특수 목적의 저전력 고효율 시스템'보다는 범용 x86 서버 역할을 일부 대신할 '고성능 시스템'으로 기대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사업 주관사로 선정된 업체가운데 한 곳의 관계자는 "저전력 CPU에서도 비교적 높은 성능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도 주요 과제 수행 목표라고 언급했다.
아직 저전력 서버는 범용 x86 서버에 쓰이는 프로세서만큼 높은 성능을 내지 못한다는 게 상식이다. 당장은 정부의 기대가 무리하다 볼 여지도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의 발전으로 저전력 시스템 성능이 향상되면 국내외 다른 사업자의 손을 통해 웬만큼 성능을 내는 마이크로서버 제품이 먼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세부 내용에선 정부가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있어 마이크로 서버를 기존 x86 서버 대타로 투입하려는 모습이 엿보인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2월 공고를 낸 '2014년도 정보통신 방송 기술개발 및 표준화 사업'의 각 과제별 사업자 선정을 최근 마쳤다. 이가운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클라우드인프라를 위한 초절전형 고집적 마이크로서버 시스템 기술개발' 과제 주관 사업자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한다.
정부는 공고 당시 게재된 제안요청서(RFP)를 통해 해당 과제 목표로 "다양한 규모의 고성능, 저비용 클라우드컴퓨팅 인프라 구성을 위해 컴퓨팅과 네트워킹을 통합한 마이크로서버 시스템 개발"을 내세웠다. 과거 블레이드 시스템처럼 인클로저에 서버를 꽂아 그 자원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HP가 3년 전 만들기 시작해 최근 제품화한 문샷 프로젝트를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HP 문샷 서버는 지난해 인텔과 AMD x86 기반 저전력 멀티코어 CPU를 사용한 소형 서버 수십대를 '섀시'에 꽂고 개별 노드에 있는 물리적인 컴퓨팅 자원을 사용하도록 만들어졌다. HP는 ARM서버 시스템도 4년째 개발, 테스트 중이다.
정부 과제로 나올 마이크로서버도 인텔 아톰이나 ARM기반 저전력 멀티코어 CPU를 여러개 얹은 '컴퓨트카드'를 시스템보드 통합 및 연결망에 붙여 클러스터로 쓰이게 된다. 이 때 서버당 512개 코어, 이 자원을 공유할 256Gbps 대역폭의 고속 스위칭, 가상화 소프트웨어 등의 조건을 충족하거나 넘어선다는 목표다.
이런 요건을 달성해 만들어질 마이크로서버 시스템의 주된 역할은 확장성을 갖춘 일반 사용자용 서비스 인프라다. 과제 RFP에 포함된 시스템 개념도에 예시된 사용 사례에도 가상머신(VM)에서 웹서비스, 소호서비스, 사물인터넷(IoT) 프론트엔드, 소셜미디어, 클라우드 서비스 등 '사용자 서비스'가 언급됐다.
그런데 한 HPC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시스템보드 통합 연결망의 목표 대역폭 256Gbps는 지나치게 크다. 일반 사용자 서비스 인프라를 위한 대역폭은 아무리 커도 10Gbps 이하다. 분산기반 고성능컴퓨팅(HPC) 클러스터를 구성시 높은 대역폭이 유리하겠지만, HPC와 일반 사용자 서비스 인프라의 요건은 성격이 크게 다르다.
이 과제를 포함하는 미래부 '공동병렬과제' 8개 분야중 나머지 7개 과제 항목에도 HPC 시스템을 위한 소프트웨어 관련 사항은 언급되지 않았다. 적어도 RFP가 작성될 땐 이 사업 결과물을 HPC 시스템으로도 활용한다는 계획을 하지 않았거나, 별도 과제로 삼을 만큼 중시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 미래부 2014년도 정보통신 방송 기술개발 및 표준화 사업 과제 가운데 공동병렬과제 항목 제1세부과제 '클라우드 인프라를 위한 초절전형 고집적 마이크로서버 시스템 기술개발 사업' RFP에 포함된 마이크로서버 시스템 개념도 |
그런 만큼, 정부가 내놓을 마이크로서버 결과물을 HPC에 활용할 것이라 기대하기보다는, HP가 문샷 서버 제품군과 비교하는 게 타당해 보인다. 문샷 서버 제품군도 웹서버나 소호서비스 등 일반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 제공 시나리오를 통해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부 사업과제로 만들어질 마이크로서버가 HP 문샷 서버와 직접적인 경쟁 구도에 놓일 것이라 단언하긴 애매하다. HP 문샷 서버에서는 다루지 않는 가상화 기술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구상이 정부 과제 RFP에 포함돼 있어서다.
현재 HP가 국내외 출시한 문샷 서버 제품군은 VM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돌리는 가상화 인프라 용도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일부 시스템 자원을 공유하긴 하지만, 서버에 탑재된 컴퓨팅 자원은 가상화하지 않은 채 물리적으로 독립된 코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정부 마이크로서버 개발 과제 RFP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4천여개 멀티코어, 서버당 1~2테라바이트(TB)급 메모리, 다중 입출력(IO) 채널 등 가상화를 통한 분산 공유 자원 풀을 구현하도록 명시했다. 또한 자원 통합관리, 모니터링, 실시간 자원 구성, VM관리 및 스케줄링 등 클라우드서비스를 위한 기술 구성도 포함했다.
▲ 미래부 2014년도 정보통신 방송 기술개발 및 표준화 사업 과제 가운데 공동병렬과제 항목 제1세부과제 '클라우드 인프라를 위한 초절전형 고집적 마이크로서버 시스템 기술개발 사업' RFP의 하드웨어 개발목표 |
이는 정부가 마이크로서버의 역할을 '특수 목적의 저전력 고효율 시스템'보다는 범용 x86 서버 역할을 일부 대신할 '고성능 시스템'으로 기대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사업 주관사로 선정된 업체가운데 한 곳의 관계자는 "저전력 CPU에서도 비교적 높은 성능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도 주요 과제 수행 목표라고 언급했다.
아직 저전력 서버는 범용 x86 서버에 쓰이는 프로세서만큼 높은 성능을 내지 못한다는 게 상식이다. 당장은 정부의 기대가 무리하다 볼 여지도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의 발전으로 저전력 시스템 성능이 향상되면 국내외 다른 사업자의 손을 통해 웬만큼 성능을 내는 마이크로서버 제품이 먼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