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24, 2008

새로 나오는 USB 3.0 뭐가 달라졌나?

ZDNet, 이수환 기자 shulee@ebuzz.co.kr | 2008-11-24

■ 속도 10배 빨라져, 27GB HD 동영상도 1분만에 '뚝딱'


USB는 'Universal Serial Bus'의 약어로 우리말로 풀어쓰면 범용 직렬 버스쯤 되겠다. 지난 1994년 버전 0.7부터 시작해 1995년 11월에 버전 1.0이 정식으로 발표된 이후 꾸준히 사용 영역을 넓혀왔다. 당장 주변을 둘러보면 데스크톱 PC, 노트북은 기본이고 외장형 하드디스크, 플래시 메모리, 디지털 카메라, MP3 플레이어, PMP와 같은 디지털 기기가 USB를 지원한다.

어디 이뿐인가? 휴대폰, 디지털 TV, 셋톱박스, 콘솔 게임기에 최근에는 자동차에도 탑재되기 시작했다. 참고로 USB는 버전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을 부여받는다. 1.0은 로우나 풀스피드, 2.0은 하이스피드, 3.0은 슈퍼스피드로 불린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USB는 200년 4월에 선보인 버전 2.0으로 최대 480Mbps 초당 데이터 전송속도를 지원한다. 단위를 MB로 바꾸면 이론적으로 초당 60MB 정도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셈. 요즘 출시되는 하드디스크에 적용되는 시리얼 ATAⅡ가 3Gbps(375MB), 최신 무선랜 규격인 802.11n이 300Mbps(37.5MB)의 초당 데이터 전송속도를 사용할 정도니 이제 USB 2.0은 한계에 다다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USB 3.0은 얼마나 속도가 빨라졌을까? 지난 17일 USB-IF(Implementers Forum)에서 정식으로 발표된 규격에 따르면 USB 3.0은 초당 데이터 전송속도가 무려 5Gbps(625MB)에 달한다. 이 정도라면 시리얼 ATAⅡ의 3Gbps를 뛰어넘을 뿐 아니라 USB 2.0으로 15분 정도 걸리는 27GB HD 동영상도 1분 10초만에 전송이 가능하다.

UBS 2.0 VS USB 3.0

IT 시장 조사시관인 인스탯은 USB 3.0을 이루는 핵심 부속품이 내년께 선적을 시작해 각 PC 부품 제조사에게 전달될 것이며 2010년에는 이를 적용한 PC나 디지털 기기가 쏟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2007년 한해만 약 26억 개의 USB 주변기기가 시장에 출시됐으며 오는 2012년에는 약 40억 개 정도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USB-IF 제프 레이븐크래프트 협회장은 "슈퍼스피드 USB는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차세대 유비쿼터스 기술"이라며 "오늘날 소비재 시장에서 사용되는 풍부한 미디어와 덩치큰 디지털 파일을 손쉽고 빠르게 PC에서 주변기기로 전송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전문가는 물론 일반 사용자 요구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전원 관리 강화되고 하위호환도 가능해
USB 3.0의 특징은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데이터 전송속도이며 두 번째는 전원 관리, 세 번째는 하위호환성,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가 데이터 전송 방식이다. 데이터 전송속도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초당 5Gbps이며 이는 기존 USB 2.0과 비교해 10정도 빨라진 수치다.

전원 관리도 대폭 강화됐다. USB 2.0은 단순히 전원을 올리고 내리는 기능만 지원하고 전력 관리 자체도 연결된 주변기기에서 이뤄진 반면 USB 3.0의 경우 아이들, 슬립과 같은 저전력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자체적으로 공급하는 전원도 100mA에서 900mA로 늘어나 따로 전원 어댑터를 연결해야 하는 수고가 줄어들었다. 저전력과 친환경을 모두 고려한 결과다.

전원 관리가 손쉬워지면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다음과 같다. 우선 USB 허브나 전원을 많이 쓰는 주변기기를 연결할 때 전원 어댑터를 연결할 필요가 없다. 예컨대 휴대폰의 경우 충전을 하면서 동시에 데이터 교환이 가능해진다. 당연하지만 배터리 충전시간도 짧아지니 여러모로 쓸모가 많다.

하위호환성은 말 그대로 USB 1.0이나 2.0과의 호환성을 말한다. 사실 엄밀하게 따지면 USB 3.0이 쓰는 프로토콜은 기존 USB와 호환이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연간 25억 달러에 달하는 USB 주변기기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을 일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USB 3.0은 듀얼 버스 아키텍처를 도입했다. 호스트와 디바이스 사이에 기존 USB를 위한 버스를 따로 마련해 전기적으로 호환이 되도록 한 것. 물론 포트 모양도 같으니 물리적인 호환은 기본이다.


참고로 USB 3.0은 모두 6가지 포트 규격을 가지고 있다. 스탠더드 AB, 파워 B, 마이크로 AB, 마이크로 B 포트가 바로 그것. 파워 B 포트는 기존 USB 2.0에 없던 새로운 규격이며 모두 하위호환이 이뤄지도록 배려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전송 방식은 늘어난 케이블 덕을 톡톡히 봤다. 6개의 데이터 케이블 중에 4개를 USB 3.0이 사용하며 풀 듀플렉스 방식이라 업로드와 다운로드가 동시에 이뤄진다.

규격이 정해졌다고는 하지만 현재 USB 3.0은 따로 컨트롤러를 장착해야 사용이 가능하며 갖가지 테스트가 이뤄져야 한다. 상용 칩셋은 내년 하반기에나 만나볼 수 있고 현재 널리 쓰이는 USB 2.0처럼 메인보드 내부에 장착되기까지는 앞으로 3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