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7, 2008

테크놀로지 리뷰가 선정한 2008년 유망 컴퓨터 기술

KISTI 『글로벌동향브리핑(GTB)』 2008-02-29

MIT가 발행하는 기술 전문잡지인 테크놀로지 리뷰지는 매년 초에 열 개의 유망 기술을 목록으로 작성해 집중 조명하고 있다. 올해도 2008년 뜨는 기술로 열 개를 선정해 발표했다 이 가운데 두 가지는 생물학 분야의 섬유소 분해 효소 기술과 물리학의 원자 자력계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다루고 있다. 뉴런 연결체학, 예외 모델링과 확률론 칩, 현실 마이닝, 오프라인 웹 응용 등 다섯 가지는 기존의 문제를 새로운 각도에서 보는 시도이다. 나머지 세 가지 기술은 그라핀 트랜지스터, 나노 라디오, 무선 전력으로, 새로운 존재를 창조하는 공학 기술에 속한다.

이 가운데 정보통신과 컴퓨터 관련 기술은 예외 모델링(http://www.technologyreview.com/read_article.aspx?ch=specialsections&sc=emerging08&id=20243&a=f), 현실 마이닝(http://www.technologyreview.com/read_article.aspx?ch=specialsections&sc=emerging08&id=20247&a=f), 오프라인 웹 응용(http://www.technologyreview.com/read_article.aspx?ch=specialsections&sc=emerging08&id=20245&a=f) 등 세 가지이다. 앞의 두 가지는 데이터 마이닝 분야의 응용 기술이며, 오프라인 웹 응용은 인터넷 전반과 관련이 있다.

MIT가 10대 유망 기술 중 가장 처음에 내세운 예외 모델링은 직역하면 ‘놀람 모델링(surprise modeling)’으로 해석되는 신기술이다. 데이터 마이닝 기술은 훈련용으로 사용되지 않은 데이터, 즉 ‘아직 보지 않은 데이터’(unseen data)에 대한 예측 정확도를 시금석으로 삼고 있다[GTB2008020509]. 최근 넷플릭스가 주최해 학계에서 큰 화제가 된 넷플릭스 추천 모델 경진대회(http://www.netflixprize.com/)도 이와 같은 원칙에 따라 진행되었다. ‘놀람 모델링’이라는 단어는, 데이터 마이닝의 예측 자체가 이미 가지고 있던 지식으로 예상할 수 있는 예측을 벗어나는 상황에 대한 모형화를 뜻한다.

현대인의 일상생활은 작은 부분 하나까지 예측의 연속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다음번 태풍이 언제 상륙할 것이고 피해 규모는 얼마나 될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때 주식 시장은 어떻게 반응한 것인지, 지금까지 경선 결과를 볼 때 예비 선거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매번 예측이 완벽하게 맞을 수는 없고 조금씩 어긋나게 된다. 이때 예측 모델링 기법으로 어긋나는 정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분야 전문가인 MS연구소의 에릭 호르비츠(Eric Horvitz, http://research.microsoft.com/~horvitz/)의 주장이다. ‘놀람 모델링’이라는 이름은 그가 명명한 신조어이다.

호르비츠의 연구팀이 개발한 스마트플로우(SmartPhlow, http://research.microsoft.com/~dcr/work/zonezoom/smartphlow.htm)라는 교통 예측 서비스를 살펴보면 이 기술의 개요를 알 수 있다. 스마트플로우는 MS사가 2003년부터 본사가 있는 시애틀 교통을 대상으로 오랫동안 시험 중인 서비스이다. 시애틀 지도에 붉은색과 녹색으로 교통이 막히는 지역과 잘 뚫리는 지역을 실시간으로 표시해주는 것이 기본 기능이다. 그러나 호르비츠는 일반적으로 어느 도시에서 매일 운전하는 사람이라면 일반적인 교통 상황을 이미 알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스마트플로우에 예외 모델링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의 예측과 다른 부분을 더욱 강조해 표시하는 기능을 첨가한 것이다. 이 기술에는 수년 동안 축적된 자료를 이용하여 사고 상황과 빈도, 계절과 날씨, 휴일과 연휴, 스포츠 행사 등을 고려한 데이터 마이닝 알고리즘이 포함되어 있다.

‘놀람 모델링’ 기술의 핵심은 자료의 실제 분포가 사용자의 예측과 다르다는 점을 알아내고, 얼마나 다른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는 일반적인 예측 모델링 기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사용자의 기대를 측정하여 또 하나의 중요한 자료원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통계학에서 많이 연구된 분포 측정과 베이즈 규칙에 따른 추론 기술[GTB2005051158]이 중심이 된다. 이 분야 전문가인 스탠퍼드 대학교의 대프니 콜러(Daphne Koller, http://ai.stanford.edu/~koller/) 교수는 이 연구가 기존의 예외 탐지 알고리즘과는 달리 미래 예측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기존 알고리즘은 주로 신용카드의 이상 사용 흔적 등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에 대한 예외 패턴을 발굴하는 쪽에 주목해왔다. 호르비츠의 기술은 미래의 돌발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여러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유사한 기술인 워싱턴 주립 대학교의 비행기표 가격 예측 시스템[GTB2006070034]의 예를 볼 때 상업화 전망도 밝다.

테크놀로지 리뷰지가 꼽은 또 다른 데이터 마이닝 관련 유망 기술은 ‘현실 마이닝(reality mining)’이다. 현실 마이닝은 MIT에서 중점 연구된 과제라는 점에서 테크놀로지 리뷰지도 지속적으로 연구 성과를 소개해 왔다. 데이터 마이닝이 정적인 데이터, 현실과는 떨어져 있는 데이터에 대한 연구라면, 현실 마이닝은 일상생활에서 모을 수 있는 동적인 데이터, 현실을 그대로 자료화환 데이터에 대한 연구이다. 현재는 주로 휴대전화 등 이동형 기기를 통해 수집되는 정보를 분석해 일상생활의 양태 등을 추론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배지를 이용한 사회적 관계와 분석 기술도 등장했으며[GTB2008020012], 노인용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 등 복지 분야와의 연계도 유망하다.

마지막으로 오프라인 웹 응용 기술은 인터넷 전반의 기술 흐름과 현재의 웹 2.0 추세에 대한 MIT와 테크놀로지 리뷰지 측의 답변이라 할 수 있다. 전통적인 데스크톱 소프트웨어 환경은 인터넷 기업 구글이 영역을 확장해 이 분야를 침범하면서 온라인 소프트웨어 환경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이는 웹 2.0으로의 전환과 맞물린 변화였다. 구글은 2년 전 인수한 잣스팟을 며칠 전 새로 띄우면서 이 분야 진출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비즈니스위크, “잣스팟, 구글 사이츠로 부활하다”, http://www.businessweek.com/the_thread/techbeat/archives/2008/02/google_sites_ad.html)(구글 사이츠, http://sites.google.com/).

오프라인 웹 응용이란 구글식 웹 응용과 MS식 데스크톱 응용의 장점을 결합하여, 웹 응용 프로그램이나 데스크톱 소프트웨어의 특징을 갖도록 개발한 것이다. 구글의 공세에 위협을 느끼는 MS가 집중 연구 중인 분야이다. 웹 응용의 장점은 항상 최신 버전을 이용할 수 있고, 운영체제나 시스템 사양과 관계없이 인터넷에만 연결되어 있으면 곧바로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GTB2007040165]. 반면, 작업 결과가 자신의 하드 드라이브 대신 구글과 같은 대형 기업의 디스크에 저장되고, 마우스로 응용 프로그램 사이를 옮겨다니며 아이템을 떨어뜨리는 드래그-앤드-드롭 방식의 작동은 불가능하다. 프로그램을 구동하려면 항상 브라우저를 통해야 하므로 지나치게 높은 브라우저 의존도도 때로는 불편하다.

아도비 시스템의 케빈 린치(Kevin Lynch, http://www.klynch.com/)가 연구 중인 AIR(Adobe Integrated Runtime, http://www.adobe.com/products/air/)은 사용자가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환경을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플랫폼이다. 현재 베타 시험 버전이 나와 있다. AIR은 일종의 “실행시간 환경”으로 불리고 있으며, 소프트웨어에 하나의 계층을 더하여 같은 프로그램을 다양한 하드웨어나 운영체제에서 실행시킬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자바 프로그래밍 언어가 AIR과 철학을 공유하는 좋은 예이다. AIR을 이용하면 HTML이나 플래시와 같은 웹 기술로 데스크톱용 소프트웨어를 작성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사용자에게 직접 보이는 기술은 아니나, 성공한다면 소프트웨어 제작 환경을 크게 바꾸어놓을 수도 있어 앞으로의 발전이 주목된다. 온라인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는 베타 버전의 AIR로 이미 이베이 데스크톱(eBay Desktop, http://desktop.ebay.com/)이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브라우저에 의존하지 않고도 이베이에 접속해 검색과 같은 각종 기능을 수행하며, 일반 데스크톱 프로그램처럼 사용자 컴퓨터의 자원을 사용한다. 단순히 이베이 사이트를 데스크톱으로 옮겨온 것만이 아니라, 강력한 쌍방향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전망이 밝은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와이어드, “이베이의 새 데스크톱 프로그램”, http://www.wired.com/software/softwarereviews/news/2007/10/ebay_desk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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