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기능 확대로 '無서버 시대' 도전…종속, 비용부담이 관건
2008년 03월 10일 (월) 02:02:09 InformationWeek USA webmaster@itdaily.kr
IP네트워크는 먹통이다. 즉 중앙 두뇌가 없어 유연하고 탄력적인 까닭에 세상을 지배해 왔다. 그러나 이제 애플리케이션을 네트워크 단에서 조정할 수 있는 서버 통합형 스위치 제품 시대가 열리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즈, 주니퍼네트웍스, 마이크로소프트와 더불어 여러 신생 회사들까지 IP 네트워크의 본래 성격을 탈피하여 서버와 엔드 포인트에 들어 있는 데이터 처리 기능들을 네트워크 장비로 옮기는 것이 가능한 프로그래머블 플랫폼을 내놓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범용 장치들을 전용 스위치들이 대체하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하드웨어 비용이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고 유연성과 속도 향상이라는 이득을 대체할 만큼 비용부담과 종속이라는 위험을 감수할 만한 이익이 있을까?
시스코는 네트워크화된 CPU와 메모리 자원에 서버 기능들을 집어 넣는 것부터 시작했고 장래에는 기업들의 데이터센터가 시스코의 거대한 스위치에서 작동하는 가상 머신에서 대부분 작업을 수행하게되는 비젼을 제시하고 있다. 주니퍼 네트웍스는 자사의 스위치를 써드파티 애플리케이션이 액세스할 수 있는 API를 제공한다. 쓰리콤은 VM웨어와 손잡고 가상 서버를 라우터에 내장시켰다.
RFID 판독기부터 무선 센서 등 매우 다양한 종단 장치들의 기능들을 이식시키려는 신규 업체들도 있다. 심지어 IBM도 유행에 동참하여 XML 프로세싱을 서버에서 떼어내고 전용 칩을 사용하여 웹스피어 미들웨어를 가속시키는 장치들을 판매하고 있다.
◆”모든 것을 하나의 장치로 통합한다”=네트워크가 과도하게 확장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 중 일부는 기술의 보편적인 진보 과정이다. 네트워크 스위치에 방화벽, 무선 신호 관리, 네트웍 액세스 제어가 추가된 것은 마치 핸드폰이 카메라와 음악 플레이어를 흡수한 것과 같다. 이 복합 장치들은 사전 설정할 수 있어, IT 스태프가 없는 지사에 보낼 때 편리하다. 그래서 네트워크 업체들은 제일 먼저 지사부터 생각한다.
노텔네트웍스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파트너십를 맺어 시큐어 라우터에 일반적인 보안 기능과 더불어 VoIP와 협업 솔루션을 얹었고 시스코는 통합 서비스 라우터(ISR)에 XML 가속기나 WAN 최적화를 위한 모듈을 추가적으로 구입할 수 있게 했다. 이런 장치들에 대해서 조직이 분산되어 있는 기업들의 CIO들은 “모든 것을 한 장치에 통합시켜 넣어 원격 파일 서비스 등의 필요성을 없애고 플럭 앤드 플레이로 작동할 수 있는 점들이 매우 좋다”고 말한다.
시스코는 단순한 지사 솔루션보다 더 큰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시스코가 특정 회사를 합병한 후 가장 우선적으로 하는 일이 합병된 회사의 기술을 자사의 거대한 데이터센터 스위치인 Catalyst 6500 에 모듈화 해 넣는 것이다. 방화벽 같은 네트워크 서비스와 데이터베이스 같은 애플리케이션의 차이점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네트워크 서비스의 대부분은 애플리케이션에서 시작했다.”고 시스코의 어드밴스드 서비스 부문부사장인 빌 뤄(Bill Ruh)는 말한다. 지난 10년간 많은 것들이 네트워크로 옮겨졌다. 특히 전용 칩을 사용하면 네트워크 서비스가 기능상 큰 이점을 얻을 수 있다. SSL이나 XML의 사용은 내부 가속 카드를 사용할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장치를 공유하는 점은 여전히 유용하다. 기능을 서버에서 이전하면 소프트웨어 라이센스 비용도 줄이고 서버의 출력을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데에만 전용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
◆네트워크가 실질적인 컴퓨터가 된다=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시스코가 서버 기능을 네트워크 장치로 대체하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하지만 IT를 담당하는 입장은 어떤가?
현재 대부분 서버들은 범용 x86 박스에서 실행된다. 기능들을 스위치로 옮기면 필연적으로 전용 하드웨어를 사용해야만 하는데, 이는 벤더들의 플랫폼에 종속되고 많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전을 해야할 필요가 있을까?
시스코는 두 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첫째, 대역폭이 크게 향상된다. 스위치에서 실행되는 애플리케이션은 스위치 백플레인 용량 전체를 액세스할 수 있다(Catalyst 6500의 경우 256Gbps, 최근 시스코가 출시한 차세대 스위치인 Nexus 7000의 경우 15Tbps). 둘째, 훨씬 유연해진다. 시스코의 연례 C-Scape 컨퍼런스에서 CEO인 존 챔버스는 전기 비용이 싼 곳이면 세계 어디든 설치 가능한 VM에 대해 언급했다.
스위치 백플레인에 직접 연결되어야만 하는 애플리케이션은 그리 많지 않다. 시스코도 이 사실을 인정한다. 시스코는 콜매니저 PBX 소프트웨어나 와이어리스 위치 추적 장치 등과 같은 비교적 네트워크 중심적이지 않은 제품들은 6500에 포팅하지 않았다. 표준 이더넷에서도 잘 작동하는 IP 전화와 Wi-Fi 사용자 위치 질의 서비스를 스위치에 직접 넣는 것은 괜히 Catalyst 슬롯만 낭비하는 것이다.
이 등식은 가상화 중심으로 생각하면 달라진다. 개별적인 애플리케이션이나 장치가 스위치 슬롯을 하나씩 차지할 정도로 대역폭을 많이 사용하지는 않지만, 여러개의 애플리케이션이나 가상 장치들이 합쳐지면 문제가 달라진다. 전통적 아키텍쳐에서는 16포트 기가비트 이더넷 모듈을 사용해서 스위치 하나에 16개의 서버를 연결하지만 가상 데이터센터는 16개의 가상 머신을 모듈에 직접 연결한다.
유연성을 최대한 발휘하려면 하드디스크없이 스토리지 네트워크에 의존하여 작업 부하가 서버 또는 스위치들 사이를 실제 데이터 추출없이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시스코는 메모리도 마찬가지로 서버나 가상 머신 외부로 이전되어 CPU를 링크하는 새로운 타입의 네트워크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네트워크가 실질적인 컴퓨터가 되는 것이다.
이 전망은 현실성이 있을까? 시스코는 써드 파티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카달리스트 6500이나 다른 스위치용 모듈을 아직 출시하지도, 언제쯤 출시할 것인지도 발표하지 않고 다만 향후 10년에 대한 비젼을 제시했다.
결론=먹통 네트워크는 이제까지 매우 성공적이었고 거기엔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연산 용량이 풍부했고 네트워크 대역폭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대부분 처리가 종단에서 이뤄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긴 하지만 애플리케이션 딜리버리 콘트롤러와 WAN 최적화는 지능형 네트워크가 필요할 여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아직 넘어야할 기술적, 물리적 걸림돌이 있다. 스위치 백플레인 속도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면 많은 열이 발생하는데 이는 시스코가 Nexus용 카탈리스트 스타일의 서비스 모듈을 출시하지 않은 중요한 이유다. 그래서 Nexus 스위치는 SAN과 LAN을 하나의 물리적 케이블에 가상화시키는 정도의 네트워크 통합에만 초점을 맞췄다.
◆쓰리콤도 VM웨어와 손잡고 동참=이 유행에 적극적으로 나선 경쟁사들이 있다. 2007년 1월 쓰리콤은 서버 기능을 네트웍 장치로 옮기는 것을 겨냥한 Open Service Network 제품군을 출시했다. 그 중 OSN 모듈이 가장 중요한 데, 자사의 엔터프라이즈용 6000 시리즈 라우터와 지역 사무실을 위한 복합서비스 라우터(MSR)에 블레이드 서버를 탑재한 것이다.
블레이드 서버는 리눅스의 커스텀 버전을 사용하는데 라우터 백플레인에 직접 연결되며 쓰리콤 API를 통해 제어 채널에 연결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블레이드 서버 상의 애플리케이션이 트래픽을 특정 목적지로 라우팅하며 특정 패킷에 우선 순위를 두거나 일부 패킷을 선택하여 심도있는 프로세싱을 할 수도 있다.
현재까지 OSN은 스위치와는 작동하지 않고 라우터만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스코가 생각하는 대역폭 상의 이점은 없다. 하지만 3Com도 그 기술을 스위치용으로도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OSN의 주된 매력은 다른 통합 애플리케이션처럼 코드를 통합하되 네트워크 인프라와 밀접하게 만들어 네트워크 관련 애플리케이션에 특히 적합하게 만드는 것이다.
OSN은 모든 리눅스 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시스코의 방식보다 훨씬 개방적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라우터 내부에 접근하는 것은 쓰리콤의 소프트웨어나 쓰리콤 파트너의 소프트웨어보다는 제한적이다. 현재 쓰리콤은 WireShark 프로토콜 분석기, NTOP 트래픽 프로브, Nagios 모니터링 소프트웨어 등 여러 오픈 소스 애플리케이션의 커스텀 버전들을 제공하고있다. 지금까지 발표된 파트너 애플리케이션으로는 Expand Networks의 WAN 최적화 장비, 디지엄의 IP 텔레포니, 베리셉트의 이메일 누출 방지기, Q1랩스의 보안 이벤트 매니저 등이 있다.
쓰리콤은 이미 VM웨어와 손잡고 OSN 라우터에서 윈도우를 비롯한 기타 x86 운영 시스템을 실행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들은 재작성되지 않은 리눅스 애플리케이션과 마찬가지로 라우터의 내부 작동을 액세스할 수 없다. 쓰리콤은 써드파티 개발사들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올해 상반기 중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이미 작업을 시작한 곳도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 교외의 무선 ISP 사업자인 에버러스 커뮤니케이션즈는 자체 개발한 매니지먼트 애플리케이션을 MSR로 옮기고 있다. 이 회사의 매니지먼트 애플리케이션은 현재 리눅스 서버에서 실행되는데 고객의 장비에서 데이터를 수집해서 문제가 발생할 때 고객지원 센터에 알리는 기능을 한다.